목회칼럼 04/13/2025

이번주가 고난 주간이 시작되는 종려주일이다. “종려주일”에서 “종려”라는 말은 Palm Tree, 종려 나무를 말한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 하실때, 나귀를 타시고, 사람들이 종려 나무를 깔며, 자신의 겉 옷을 던지며, 자신들의 왕을 맞이하는 행사를 한 것이 기원이 되었다. 물론 이 기원의 시초는 예언된 말씀이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나귀를 타시고 입성하신 것은, 스가랴 9:9에서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나귀를 타시나니”라고 예언된 말씀의 성취였다.

         왜 나귀를 나신다고 예언되어 있을까? 왕 같은 능력과 권능이 충만하며, 전쟁의 능한 왕이면, 말을 타시고 입성해야 한다. 그런데 전쟁에 나가는 말이 아닌 나귀를 타셨다. 나귀를 타신 예수님을 성경은 “겸손의 왕, The Humble King”이라고 한다. 이 겸손하신 왕은 나신을 낮추셨다. 진정한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인간의 인성을 입고, 온전한 사람으로 태어나셨다.

         빌립보서 2:6-8절에 이런 예수님의 실체를 잘 말씀해 주신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라고 하신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것도, 하나님의 입장에서 자신을 무한으로 끌어 내리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겸손, 자기비하”는 거기서 끝나지 않으셨다.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셨다.

         종려주일에 왕 같이 예루살렘을 입장하시지만, 그의 왕 같은 모습은 결국 십자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죄인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죄인들을 구원하시는 패러독스(paradox)이다. 진정한 왕이지만, 이 진정한 왕은 자신의 목숨을 내어 주시는 왕이시다. 이것이 기독교의 핵심이다. 이것이 종려 주일에 우리가 함께 묵상해야 되는 진리이다.

         요한복음 12:13절에 보면, 모든 사람들이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라고 예수님을 찬양했다. 그러나 또한 이들이 “십자가에 목 박으소서”라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강청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패러독스(paradox)를 가지고 있다. 신앙이 뜨거울 때는 호산나 찬송이 우리 입에서 나온다. 그러나 차가울 때는 온갖 울분과 불평과 불만이 나온다. 왜일까? 십자가의 도가 그 마음 한 가운데 서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한결같이 말씀하신 바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의지와 계획을 이룬다”였다. 십자가의 도는 한결 같다. 죽기까지 복종하는 길이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수님은 살아 생전에 아주 기가막힌 패러독스(paradox)를 말씀하셨다. 이것은 이순신 장군이 말한바와 같다. “죽고자하면 살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과 비슷한 말씀을 두 군데서 각각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가복음 8:35절에서 “누구든지 자기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면 이를 것이요,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구원하리라.” 또, 누가복음 9:24절에서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구원하리라.” 이순신 장군과 예수님의 말씀은 다르다. 예수님은 당신과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잃는 자는 구원한다고 말씀하신다.

         이 땅에는 수많은 패러독스(paradox)들이 널려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의 한계가 있는가 하면, 아주 수월하게 어떤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도 있다. 패러독스(paradox)는 하나님의 영역이다. 하나님의 주권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자들이라면, 하나님의 패러독스(paradox)가 시행되고 있다. 죽었지만, 사는 자들이다. 또한 영원히 죽이 않는 패러독스 가운데 존재하는 자들이다.